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읽는 인간 -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오에 겐자부로의 50년 독서와 인생

서지건맘 2023. 2. 11. 00:20


책으로 버티고 책으로 구원받다.

요즘 드는 생각을 너무나 잘 표현한 말이다.

Inspires me
or moves me,
anmates me, gets me excited, intellectually......


작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 같다.
그래도 많은 책을 읽었다 생각하는 나이지만, 정말이지 <노벨문학상>을 받은 사람의
지적유희는 따라갈 수 없을 듯,
아니 이해하기도 너무 어렵고 난해하다.
한 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5정거장이나 생각을 해야했고,
듣고 있던 음악을 멈추어야 했다.

재독 (Reread), 즉 읽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은 전신운동이 된다.

이 말 뜻은 이해에 이해를 거듭하여
뇌가 움직이는 그래서 피로 통하는 그 흐름을 말하는 것인지
온 몸이 반응을 제대로 시작한다는 뜻인지... 궁금하다.


"지금 내가 우울한 얼굴을 하고 있다 해서 상실한 사랑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라 생각하지는 말아다오, 그게 아니라 나는, 이제 더는 젊은 날을 경험할 수 없다는, 바로 그것이 괴로운 것이다.
-예이츠.(Under Saturn)


그럼에도 불구하고
평이하다 생각되는 문장들의 사색력을
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.
작가는 한 순간 멈추는 우울함에 상실을 느끼지만 책과 헤어진다는 나이듬에 괴로워한다.
어마어마한 번역, 토렴. 반복, 사색....

예를 들어
제가 어느 수필가의 책을 거론한다고 해봅시다. 제가 그 책에서 자극을 받고,
감명을 받고, 힘을 얻어, 지적 흥분을 느끼는 것은 (받아들일 모드가 되어 있을 경우겠으나, 단순한 정보 때문이 아닙니다. )
책속의 글을 통해 느껴지는 일종의 정신-발견이라는 감각, 어느 소재의 독창성이나 중요성을 자연스레 깨닫고, 이를 통해 자신의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감각.을 말하겠지만..

신경세포가 운동의 운동을 더해 돌기가 뻗어나가듯, 이 분의 감각의 뇌는 도저히 내가 따라갈 수가 없는 범접할 수 없는 부분이다.

달이 뜨면 아름다운 애네벨 리 꿈속으로 찾아오고,
별이 빛나면 아름다운 애너벨 리 명모한 자태가 눈앞에 떠오르네.
한밤중 바다의 신들 모여드는 곶의 땅 바닷가 무덤가로세
나의 연인 나의 사랑 혼이 머무는 곳 여기가 내 몸 뉘일 곳인가.

책과 함께한 이 분의 인생에
아름다움만이 찾아드는 현재에서
내가 머무는 곳은 과연 어디인지...
"그래 나는 지옥으로 가겠다"라는 말을 감히 말 할 수 있겠는지....

읽는 인간과 안 읽는 인간의 두 갈래에서
나는 어느쪽에 속한 인간인지...
졸음이 쏟아지는 동안에도 방황은 계속된다.

(2018.10.03)